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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내게 아빠와는 공유할 취미가 없어 힘들다는 말을 종종 하셨다. 그때는 지금보다 어릴 때라 엄마의 말을 해하지 못 했다.
하지만 뇌가 좀 성숙해지니 부부지간에 공유할 취미가 없다는 건 꽤 외로운 일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몸은 나이 들어도 마음은 청춘같은 게 인간이기 때문이다. 형식적인 부부관계, 가족에만 집중해 자신의 시간을 잃는 건 나이 많은 어른에게도 힘들 것이다. 아마 엄마는 아빠와 지루한 결혼생활을 보내기보다 즐거움에 잠시 부모라는 역할을 잊고 가벼워질 수 있는 시간이 필요했던 게 아닐까.
휴학동안 내가 제일 잘한 일은 러시아어를 배운 일이다. 사실 러시아어를 배운 일보다 새로운 취미를 만든 자신이 대견하다. 잠시 어렵고 힘든 현실을 잊고 다른 세계에 몰두할 수 있는 시간을 갖을 수 있음에 감사하다. 뭐 러시아 사람과 벽없는 의사소통을 할 수도, 러시아로 쓰인 글을 마음껏 읽어낼 수도 없다. 그래도 그냥 무엇인가 마음 붙일 곳이 하나 더 생겼다는 사실이 좋다.
매일 한걸음씩 나아가다보면 언젠가 프리토킹할 날도 오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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