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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현대사

권인숙의 소신

*!*b 2021. 1. 26. 22:46

특정 당에 소속되면 당론이라는 걸 따라야한다. 하지만 당론이 늘 옳은 것만은 아니다. 박원순 사태에서 피해자를 피해호소인으로 부르자는 게 민주당의 당론이었으나 이는 성비위 사건을 축소시키려 했던 말로만 '사람이 먼저'인 민주당의 패착이었다. 인권위는 박원순 사태의 피해자가 권력관계에 의한 성희롱을 당한 것을 인정했다.
박원순 사태 당시 민주당 내에서는 입단속이 이뤄지고 모두가 이 일에 대해 쉬쉬하고 있을 때 나선 이가 권인숙 의원이다. 그는 인권 변호사였던 사람조차 권력형 성폭력을 일으키게 된 원인으로 구조의 문제를 지적했고 피해자를 피해자로서 존중했다.
그의 행보는 한결같다. 성폭력, 여성인권, 차별 등의 문제에 말을 아끼지 않는다. 다들 눈치만 보고 있는 문제에 소신껏 발언한다. 자신이 소속돼있는 민주당에도 예외는 없다. 민주당이 정의당 당대표가 저지른 성추행 사건을 경악스럽다고 발표한 데 대해 권인숙 의원은 '부끄럽다'는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 민주당 내에서 안희정, 박원순, 오거돈 등 굵직한 정치인들이 성비위 사건을 일으켰음은 물론 그 과정에서 민주당의 '대처'가 가해자 중심으로 이뤄진 것을 모르는 사람이 없는 상황에서 정의당에 말을 얹은 게 참 염치가 없어 보이는 와중이었다. 권인숙 의원의 양심고백으로 민주당이 정신 좀 차렸으면 좋겠다.
당과 척 세우면 좋을 게 없다는 걸 비례대표 의원으로서 누구보다 잘 알텐데 소신발언하는 모습이 멋있다. 미국 민주당 버니 샌더스가 떠오른다. 굽히지 않는 소신으로 번번히 대선후보 경선에서 밀렸지만 대통령 취임식에 패딩을 입고와도 사람들은 이유가 있겠거니 그를 지지해준다. 권력을 얻는 데 힘쓰기보다 진짜 '나라'를 위하며 일했던 그를 신뢰하는 까닭일 거다.
권인숙 의원도 당내 다수의견에 지지 않고 민주당의 부적절한 행위에 대해 비판하면서 민주당의 자정작용을 이끌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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