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 시작한 후로 주경야독의 나날이었다. 동 트기 전엔 출근을 했고 퇴근해서는 밤이 깊어질 때까지 공부를 하다 잤다. 아, 물론 매일은 아니고 지난 삼개월간 팔할 정도의 이야기다. 내 미래를 바꿔보고 싶었다. 월급노예로 살다가 버려지고 싶지는 않았다. 회사 업무와 나를 분리하고 싶었다. 인턴 이후 지금까지 퇴근을 해도, 쉬는 날이어도 업무 문제로 마음이 편치 않았다. 그러다 올초 팀이 전면 개편됐다. 더 이상 주말이나 공휴일에 업무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됐다. 내 인생을 고민해볼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공부할 때는 마음이 편했다. 젊음을 촘촘하게 쓰고 있다는 만족감, 미래를 위한 제반을 다지고 있는 안도감, 새로운 앎에서 오는 성취감이 꽤나 중독적이었다. 늘 좋았던 것만은 아니다. 출퇴근하는 직장인이 퇴..
#3월 3월이 어떻게 지나간지 모르겠다. 1일부터 몸이 아파 2일 연차를 내고 회사를 쉬었다. 아픈 거 꾹 참고 세수하고 로션을 바르던 참이었는데 속이 울렁울렁 거렸다. 버스타고 지하철타고 걸어서 회사까지 갈 컨티션이 아니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단순 몸살인줄 알았다. 작년에 감기한번 없이 넘어간 터라, 감기인지 코로나인지 구분을 못했던 거다. 아무튼 그날 여차저차 병원에 가서 확진 판정을 받았다. 열이 엄청나는 동시에 오한도 함께 느꼈다. 코속은 메말라 이대로는 도저히 안 될 것 같아 가습기를 급하게 샀다. 투병 내내 먹은 건 누룽지와 계란찜이다. 누룽지 한알한알이 목구멍 속에서 세질 정도로 부었다. 그렇게 7일을 쉬고 다시 출근을 했다. 기침 증상이 낫지 않아 약을 2차례 정도 더 사서 먹었다. 브레인..
요즘 정말 시간이 빨리 가는 느낌이다. 새벽 5시26분에 기상, 7시15분 회사도착, 저녁 6시 집, 밥먹고 수면 시간 7~8시간 제하면 남는 시간은 2~3시간 남짓이다. 그 남는 시간엔 공부를 한다. 업무상 공부는 아니고, 설 연휴에 노무사 공부를 시작했다. 이전부터 노무사 공부를 해야겠다고 생각해왔는데 막상 하려니 돈도 시간도 부족했다. 최근에서야 용기가 났고 도전하겠다 마음을 굳혔다. 5월이 시험인데 1차만 본다. 합격률은 50%정도. 비법대생도 열심히 하면 수개월 내 합격 할 수 있다고 한다. 문제는 시간이다. 출퇴근을 해야하는 경기도 직장인이라 공부할 절대적 시간이 부족하다. 공부는 방대한데, 머리가 특출나게 좋은 편도 아니고 모든 과목을 한바뀌라도 돌 수 있을까하는 걱정도 든다. 작년 말에 회..
요즘 사람같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같이 일하는 사람도 좋고 환경도 좋다 먹는 양은 크게 안 줄었는데 활동량이 늘어서 살도 3키로나 빠졌다. 알뜰살뜰하게 생활하려고 노력 중이다. 되도록이면 사무실 커피 마시고 있는 거 아껴쓴다. 핸드폰은 3년째인데 어째 점점 컨디션이 좋아지는 느낌이다. 설연휴부터 시작해서 하루도 빠지지 않고 인강도 꾸역꾸역 들었다. 한 강의당 1시간10~20분정도인데, 다 듣기가 왜 이렇게 힘든지 모르겠다. 대학 때 수업 시간이랑 비슷한데 1시간만 들어도 집중력이 바닥을 친다. 그래도 꾹 참고 버텼다. 퇴근하고는 방전 상태라 그간은 거의 아무것도 안 했다. 시간을 금처럼 쓰겠다 열의를 불태운 적도 있지만 인강 끊고 한 편도 제대로 안 보고 돈만 태운 게 전부다. 해봤자 가끔 신문 정독 ..
욕심과 거리두며 살아온 것 같다. 가까이 갔다가 실망할까봐, 꽁꽁 숨겨둔 탐욕스러운 본심을 들킬까봐, 내 욕심이 안 좋은 방향으로 누군가를 자극하게 될까봐, 길 없는 곳으로 상상력이 마구마구 뻗쳤다. 일종의 알리바이다. 내 분수를 보다 작게 측량하고 '이만큼이면 됐지, 더는 욕심이야. 충분해.' 적당히 '잘' 살고 있다고 스스로에게 주문을 걸었다. 하나를 가지면 하나는 포기해야한다. 실체가 있는 것일 수도, 없는 것일 수도 있다. 어쨌든 내가 가진 하나 이상을 내놓아야 새 하나를 얻을 수 있다. 내가 살아온 인생은 그랬다. 공짜가 없었고, 어쩌다 거저 주웠다고 생각한 건 틀어진 방향에서라도 혹독한 대가를 치러야했다. 도전에 따르는 기회비용이 무섭다. 가만히 있으면 제로지만 하면 체력도, 돈도, 시간도 모..
뭔 신년 기획을 한달도 안돼서 두개나 찍어내는지... 진짜 공장이 따로 없다. 정치 9단하고 통화할 때는 떨려죽는 줄 알았다. 사실 좀 운명감같은 게 들기도 했는데, 옛날에 친구 사주 보러가는데 따라간 일이 있다. 친구는 눈이 좀 불편했는데, 사주 아저씨가 박지원의 의안 얘기를 하면서 그정도 불편해도 큰 인물되는데 지장 없으니 열심히 살면 된다고 하셨다. 그때가 스무살인데, 동교동계 기획을 맞자 마자 그 얘기가 번뜩 떠올랐다. 아무튼 일이 다 끝나서 홀가분해있는데, 또 일이 생겼다. 솔직히 말하면 박지원이라는 큰 산을 넘어서 그런지 피가 마를 정도로 힘든 일처럼 느껴지지 않지만, 루틴을 벗어난 플러스 과제 있다는 게 달갑지가 않다. 12월 마지막주만 뛰면 되는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42.195km 장거리..
작년에 한 10월쯤인가 아빠에게 무선이어폰 버즈를 사줬다. 사주기 전에 고민을 좀 했다. 가격 때문은 아니다. 가족을 위해 10만원도 못 쓸 정도로 씀씀이가 형편없지 않다. 내가 걱정됐던 건 아빠가 느낄 '무선'이라는 벽이었다. 나에게는 무선 연결은 과자 봉지 뜯는 것 마냥 직관적이고 쉬운 일이지만 디지털 개념이 약한 50대 중년 남성에게는 꽤나 버거운 일이다. 또 무선 이어폰이 양쪽으로 나뉘어있고, 충전도 해야하고, 선 이어폰과는 달리 별도의 관리가 필요하다 보니 아빠가 오히려 사용하기 불편해하지 않을까 했다. 나는 가끔 내가 부모의 부모가 된 것처럼 엄마와 아빠를 걱정하고는 한다. 어디가서 키오스크 같은 기기를 사용하지 못해서 쩔쩔 매지는 않을까, 누가 무시하지는 않을까하며 벌어지지도 않은 일을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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