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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국제관계의 변화 탈근대 국제관계로의 전환?

  

국가는 여러 달콤한 말로 시민을 홀리지만 결국 자기 보존이 최고 목표이다. 결국 스스로의 정권안정과 권력유지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 국가이고 시민들은 주권이라는 허울 좋은 말에 속아 자신의 권리를 양도하며 추상적인주인으로 머무르게 되었다. 베스트팔렌 조약으로 주권을 제약하는 상위의 권위는 없다는 개념이 국제체제의 기본 기조가 되었으나 국가의 실질적인 통치자가 신권에서 왕권으로 전환되었을 뿐이라고 생각한다. 다시 말해, 시민은 명문화된 권리를 갖게 되었을 뿐 여전히 진짜 주인이 되지 못했다고 본다. 결국 종교든, 국민 주권론이든 모두 시민의 정신을 구속하기 위한 빛 좋은 개살구에 그치지 않는다. 국제체제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화를 지속해왔지만 소수가 다수를 지배하는 통치구조는 과거와 다르지 않다.

 

그러나 과거와 현재가 다른 점이 있다. 바로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정보혁명이 시작되어 다수가 소수의 통치에 ()’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되었다는 점이다. 내가 찍은 사진 한 장이 국내뿐만 아니라 국외에서 화제가 될 수 있는 사회가 되었다. 국가와 국가 간의 국경을 허물고 국가를 넘어서 국제사회에 누구나 참여할 수 있게 되어 개인의 영향력이 매우 확장되었다는 점에서 획기적인 변화가 아닐 수 없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정보혁명은 국제정치의 변화도 이끌고 있는데 베스트팔렌조약이 규정해놓은 근대국가의 틀을 와해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국가가 성립하기 위해선 주권, 국민, 영토와 같은 일정한 조건을 충족시켜야 하는데, ‘근대국가체제에 부합하지 않은 비트네이션이나 라도니아 같은 가상 국가가 등장했다. 가상 국가의 출현이 우리에게 의미 있는 이유는 결국 근대국가와 같은, 어쩌면 절대적이라고 생각한 견고한 체제 역시 계속해서 한계점을 들어내고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절대선이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절대체제 역시 존재하지 않음을 인식하고 스스로를, 사회를 변화시키는 것을 주저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국제사회는 911테러로 주권 국가 밖의 폭력행위자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는데, 이 또한 기존체제가 변화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 미국의 승인을 받지 않은 비국가 단체도 국제사회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주체가 되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패권국인 미국조차도 마음대로 주무를 수 없는 조직이 등장했다는 사실은 패권국으로서의 미국의 위치를 위태롭게 하는데 일조하기도 했다. 현재에도 IS와 같은 테러조직이 존재하기 때문에 미국의 폭주가 우려되기도 한다.

 

사실 미국이 구축해놓은 세계질서를 미국 스스로 지키는 것은 당연한 일일지도 모르겠지만, 그들 체제에 대한 반동으로 발생한 문제에 대해 우리나라와 같은 약소국이 함께 위험을 감내하는 게 불합리 하다고 생각하는 면도 있다. 물론 우리도 그들의 체제에 편승한 것은 맞지만, 지속되는 민족상잔과 같은 아픔이나 민족의 유구한 역사와 문화와 맞바꿀 만큼 엄청난 과실을 따먹은 적도 없다. 우리나라는 살기위해 살도, 근육도 떼어내고 뼈대만 남아 힘겹게 지탱만 하고 있는 상태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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