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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은 가상의 존재이다. 국가를 형성하고 통합을 꾀하기 위해, 혹은 통합하여 국가를 형성하기 위해 상상되고 창출되어진 것이다. 이때 민족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것이 역사이다.

따라서 역사를 구성하는 것은 국가에 있어 매우 중요한 것이다. 국내외 할 것 없이 역사문제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것은 국가를 정립(正立)하는데 막대한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여기서 두 가지 숨어있는 전제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역사는 역사가의 주관이 담긴 사실채택에 의해 국가를 뒷받침 할 수 있는 틀로 구성되어있다 점이다. 또 하나는 역사는 정당성을 획득할 수 있는 논리적인 구성을 반드시 필요로 하기 때문에 배제되는 역사가 있음은 물론 심지어는 정치권력에 의해 '잘못된' 역사로서 교육될 수 있다는 점이다. 과거에는 역사가 국가 구성에 큰 기여하기 때문에 권력의 개입이 필수불가결이었다. 그러나 현재는 국가 성립을 위한 역사의 큰 틀이 완성되었기 때문에 권력에 입맛에 따라 역사를 국가차원에서 재조정하는 것은 옳지 않다.

역사는 해석의 영역이기 때문에 주관에 따라 과거의 일이 일정한 맥락을 갖춰 재탄생 된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일 것이다. 이 과정에서 맥락을 해치는 사실이 감춰질 수 있다는 것은 어느 정도 수용되는 사실이다. 그러나 '잘못된' 역사가 과연 존재하는가에 대한 생각이 들었다. 잘못되었다는 생각 때문에 ‘과거사 청산’ 문제가 두드러지고, '잘못된' 역사를 교정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른다.

여기서 ‘잘못되었다’는 의미는 역사가의 사실채택에 대한 잘잘못을 따지는 것이 아니라 정치세력이나 이데올로기로부터 자유로운 학자적 양식을 기준으로 서술된 역사의 존재를 부정하는 것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학자의 자율성을 바탕으로 해석된 역사가 신뢰의 영역에서 불신의 영역으로 탈바꿈되며 ‘잘못된’ 역사 문제가 두드러지게 된다. 물론 역사가의 사실채택이 문제가 될 수 있고 또 역사가 개인에게도 문제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역사가가 서술한 과거가 항상 납득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이러한 다양한 역사가의 주관적인 견해로 완성된 다양한 역사적 시각이, 권력에 의해 ‘잘못된’ 역사라는 구실로 청산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 역사는 권력의 소유물이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잘못된' 역사가 있다는 우리의 인식을 한번 쯤은 제고할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또 역사에 옳고 그름이 있는가의 문제도 생각해 볼 문제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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