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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주의

정치인 권인숙

*!*b 2020. 8. 30. 21:33

 

 

권인숙 국회의원은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비례대표로 당선되었다. 그는 부천경찰서 성고문사건을 폭로한 피해자였고, 지금은 정치인이 되었다. 현재는 고인이 된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피해자 권인숙의 변호를 맡았다. 당시의 박원순은 피해자 편에 선 정의로운 변호사였지만, 이후에는 성비위 사건의 가해자가 되어 비극적인 최후를 맞았다.

현재에도 박원순의 이름을 꺼내는 건 당내 금기 같은 것이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회의원 권인숙은 말을 아끼지 않았다. “박 전 시장마저 위력에 의한 성추행 의혹의 당사자가 될 수밖에 없었던 현실에 절망했습니다.”라며 고위공직자가 갖는 제왕적 위치에 대한 비판과 함께 ‘남성중심적 시각에 의한’ 퇴행적인 재판에 대한 해법도 내놨다.

비례대표가 갖는 의미에 대한 본인의 소신도 눈에 띤다. 당내 성폭력 문제에 대해 말을 아끼는 분위기에서 이에 대해 언급하는 게 부담으로 작용하지 않냐는 기자의 질문에 권인숙은 “(박원순 성추행 의혹에 대해 발언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여성인권과 성평등을 중심에 놓고 활동할 것이란 기대로 자신이 비례대표로 선출되었기 때문에 주권자의 요구에 응해야하는 게 중요한 소명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사실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인 이해찬은 끝까지 ‘피해호소인’이라는 해괴한 단어를 사용하여 박원순 성추문에 대한 의혹을 계속해서 발뺌했다. 당 대표까지 성폭력 문제에 방관 내지 은폐하려는 시도가 있었다는 점에서 정치인 권인숙의 인터뷰는 상당히 인상 깊다.
우리사회에서는 피해자, 특히 성범죄 피해자라는 말을 '오명'처럼 여긴다. 그러나 권인숙은 ‘피해자 권인숙’을 부정하지 않는다. 그에게 피해자라는 수식어는 오명이 아니다. 오히려 피해자였던 경험으로 여전히 존재하는 성범죄 피해자를 이해하는 목소리를, 또 그들을 보호하려는 목소리를 낸다. 어쩌면 피해자도 국회의원이 될 수 있다는 메시지로서 그의 역할을 다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는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정치인 권인숙은 계속해서 피해자들을 위해 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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