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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현대사

정치인 류호정

*!*b 2020. 10. 21. 19:35

 

 

"국회의 권위는 양복으로 세워지지 않는다", 원피스를 입은 국회의원

21대 국회 최연소 국회의원인 류호정 의원은 지난 8월 4일 원피스를 입고 본회의장에 출석했다. 비판은 거셌다. 원피스를 입은 류 의원을 보고 "룸쌀롱 새끼 마담같다"라는 성희롱적 발언들이 봇물 터지듯 쏟아졌다. 타인을 향한 평가, 부정적이든 긍정적이든 모든 종류의 평가가 경계시 되는 분위기 속에서 정제되지 않은 말들이 나왔다. 이 논란은 평소 우리 사회가 원피스 입은 여성을 어떻게 보고, 어떻게 대하고 있는지를 고스란히 드러냈다. 류 의원은 이를 두고 "보통 여성들의 일상"이고 국회의 권위는 양복으로 세워지지 않는다며 자신의 소신을 밝혔다. 

동료들과 이벤트 공약을 지키기 위해 입은 원피스였다며 밝히기도 했지만, 류호정 의원의 원피스는 한국사회에 만연한 여혐문화를 드러낸 데 의미가 있다. 특히 여성이 실수라도 하는 찰나에는(이 경우는 기존 관례를 깨고 새로운 시도를 하는 것에 반대하는 꼰대질이지만) 어떤 성폭력적인 언사도 거름망 없이 튀어나오는, 여성을 보호하는 사회적 안전망의 허약함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국회의원에게도 '룸쌀롱 새끼마담'이라 붙일 정도이니 사회의 시선이 보통 여성들에게 얼마나 가혹한지를 알 수 있다.

 

 

삼성 저격수가 된 '국감스타'

류 의원은 국감 첫날인 10월 7일 기자회견을 열고 "의원실의 확인 없이 삼성전자의 간부 한 사람이 매일같이 왔습니다. 출입 경위를 알아봤습니다. 한 언론사의 출입기자증을 가지고 들어온 것이었습니다."라며 삼성전자 임원의 국회 출입기자등록증 소지 의혹을 폭로했다. 류 의원은 삼성 전자의 '기술 탈취'를 묻기 위해 삼성전자 부사장을 국감 증인으로 신청했는데, 그 뒤로 삼성전자 상생협력센터 대외협력팀 상무가 약속도 없이 매일 의원실에 찾아온 점을 이상하게 여겨 조사했고 그가 출입기자증으로 의원회관을 드나들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결국 주은기 부사장의 증인 채택이 무산됐다. 이를 두고 류 의원은 '카르텔'이라며 두 거대 양당의 설명에는 삼성전자 부사장의 증인 채택을 철회한 데는 타당한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부사장 대신 상무가 출석한 국감장에선 삼성전자의 기술 탈취 의혹 따져 물었다. "도면이 아닌 롤러(제품)를 제공했기때문에 기술 탈취가 아니다."라는 주장에 "말장난 하지 마라. 그게 기술 탈취"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뿐만 아니라 공영홈쇼핑의 부정 채용 의혹에 대한 질의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최창희 공영홈쇼핑 사장이 류 의원에게 "어이~"라는 호칭에 즉각 "어이?"라며 즉시 반문 하는 상황도 있었다. 이에 류호정 의원은 "젊은 여성들의 이상이 어떠한지 그 모습들을 제가 전시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류 의원이 대변하는 사회적 약자의 특징은 원피스 논란에 이어 우리사회가 어떻게 '젊'은, '여'성들을 대하는지, 그것이 얼마나 부조리한지 다시 한 번 드러냈다. 

 

 

 

헬멧과 작업복을 입고 질의

15일에는 배선 노동자들의 현실을 알리고, 업무 환경 개선을 촉구하기 위해 이들의 헬멧과 작업복을 입고 국감장에 등장했다. 

류 의원은 정쟁의 장이 아닌 약자를 대변하는 국감을 만들겠다 약속했다. 앞으로 류 의원의 행보가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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