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올림픽 이후, 북한을 제재하는 것만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던 미국 주도의 대북 정책에서 한 걸음 벗어나 북한과 대화로 이 문제를 맞대고 논의할 수 있는 남북 간 채널이 가동되기 시작했다. 이는 자주적으로 한반도 비핵화 및 평화와 번영이라는 구상이 가능케 됨을 의미한다. 그러나 한반도의 분단이 남북만의 결단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냉전체제의 부산물임을 생각해볼 때, 북핵 해결과 한반도 통일 역시 강대국의 협력 없이는 이루기 힘든 과제이다. 게다가 한반도 통일은 동북아 지역질서, 더 나아가 세계 질서의 지각변동을 일으킬 수 있는 사안인 만큼 강대국의 협조는 매우 필수적이라 할 수 있다. 김정은은 남북정상회담에서 ‘잃어버린 11년’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이 표현은 크게 두 가지 의미를 내포한다고 생..
2018년 4월 27일 오전 아홉시 삼십분부터 하루 종일 감탄의 연속이었다. 11년간 정체, 아니 후퇴하고 있었던 남북관계가 하루만에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급진전 되고 있음을 눈으로 생생하게 확인하며 역사의 한 가운데 있다는 걸 체감하기도 했다. 완전한 비핵화와 더불어 올해 안에 종전 선언을 하겠다는 남북 정상의 선언이 남북정상회담의 가장 큰 성과라고 생각한다. 게다가 국제사회의 불량국가의 수장으로 평화에 제동을 거는 독재자였던 김정은이 민족의 안녕과 번영을 걱정하며 '평화'를 원하는 북한 정상으로의 이미지 탈바꿈도 관전 포인트였다. 문재인 대통령을 위해 평양에서 제면기를 어렵사리 가져오고 회담장에서 호탕하게 웃으며 농담을 거는 장면도 기억에 남는다. '북핵문제'로 오랫동안 한반도 위기를 초래했던 북한의..
미어샤이머는 공격적 현실주의자이다. 그는 “원래 세계는 강대국들의 각축장이며, 따라서 국제정치는 끝없이 비극의 역사로 치닫는다”고 주장하였다. 국제정치에서 살아남기 위한 최고의 방법은 ‘힘’을 키우는 것이고 ‘힘’에서 이겨야 한다는 것이다. 만약 미어샤이머가 현재 북한과의 협상에 임한다고 가정했을 때, 협상에 임하는 가장 큰 이유는 ‘핵’문제 일 것이다. 그리고 그가 판단했을 때 지금이 협상의 적기일 수 있다고 본다. 지난 9월 23일 북한과 미국이 대립이 한참 절정에 달았을 때, 미국은 북한 동해 국제공역을 비행했는데 북한은 당시에 어떤 대응 조치도 하지 않았다. 이는 단순히 전력난 때문에 발생한 헤프닝일 수도 있으나, 북한의 허술한 방공망을 보여주는 것일 수 있으며 더 나아가 북한 핵이 우리의 생각보..
21세기 국제관계의 변화 – 탈근대 국제관계로의 전환? 국가는 여러 달콤한 말로 시민을 홀리지만 결국 자기 보존이 최고 목표이다. 결국 스스로의 정권안정과 권력유지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 국가이고 시민들은 ‘주권’이라는 허울 좋은 말에 속아 자신의 권리를 양도하며 ‘추상적인’ 주인으로 머무르게 되었다. 베스트팔렌 조약으로 ‘주권을 제약하는 상위의 권위는 없다’는 개념이 국제체제의 기본 기조가 되었으나 국가의 실질적인 통치자가 ‘신권’에서 ‘왕권’으로 전환되었을 뿐이라고 생각한다. 다시 말해, 시민은 명문화된 권리를 갖게 되었을 뿐 여전히 진짜 주인이 되지 못했다고 본다. 결국 종교든, 국민 주권론이든 모두 시민의 정신을 구속하기 위한 빛 좋은 개살구에 그치지 않는다. 국제체제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화를 ..
중국은 향후 30년 동안, 혹은 그 이상동안 패권국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이는 중국의 몰락을 뜻하는 게 아니라 지속적인 미국의 안정적인 패권유지가 가능하다는 말이다. 중국은 중국대로 성장을 거듭하며 국제 질서를 유지하는 데 이바지 할 것이다. 내가 이렇게 생각하는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먼저, 미국은 강력한 패권유지를 위해 언제나 ‘가상의 적’을 만들어왔다는 점이다. 그들은 패권국의 지위를 확고히 하기 위해 그들이 말하는 ‘문명적인 방법’으로 소련과 그 우방국들을 적으로 만들었다. 대표적인 예로 민주평화론을 들 수 있다. 인간은 자유롭고 평등하기 때문에 민주주의 속에서 평화롭게 살아야 한다는 것인데, 은연중에 자본주의 진영 밖에 있는 공산권 국가에 대해 전쟁 조장책임을 전가한다는 점에서 문제가..
전공 공부를 하면서 끊임없이 이론의 한계에 대해 느끼게된다. 이론을 잘 활용하면 불행한 과거를 되풀이하지 않아되고 또 미래를 대응하는 게 한결 수월해진다. 그러나 이론은 시시각각 변하는 각국의 이해관계를 모두 담아내지 못하고 그에 따른 변수도 무궁무진하기에 대처하고 대비하는 일은 항상 고민을 필요로 한다. 특히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혀있고 냉전이 종식되지 않은 한반도 상황은 해결책을 제시하기 더욱 어렵다. 풀기 어려운 문제이기 때문에 그런지 수십년간 이리 넘기고 저리 넘기다 결국 발목을 잡혀버린 기분이 든다. 그러나 누구도 죽음에 이르는 파멸은 원치 않는다는 점에서 희망은 있다고 믿는다.
채동욱 전 검찰총장이 4년만에 청와대로부터 외압이 있었다는 사실을 폭로했다. 뿐만 아니라 자신의 사생활과 관련된 논란 역시 '불법 사찰'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밝혔다. 덧붙여 국정원 댓글 사건을 제대로 수사하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국정원 댓글 사건은 이명박에서 박근혜로 보수정권이 연장되던 시기에 발생한 일이다. 국정원 직원은 계획적으로 당시 야당이었던 민주통합당의 분열을 조장하는 댓글을 달았다. 그 규모가 상당한데, 검찰은 국정원 직원들이 트위터에 올린 글 약 121만건은 선거 관련 글 64만7천여건, 정치 관련 글 56만2천여건으로 그 가운데 위법성이 있는 글 2만6천550건의 경우 선거 관련 글 1만3천292건, 정치관련 글 1만3천258건이라고 밝혔다. 국정원이 조직적으로 정치, 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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